한문 ‘의(義)’자는 ‘양(羊)’과 ‘아(我)’의 합의문자(合意文字)로, ‘羊’은 훌륭한 가죽옷을 의미하며, 그것으로 나의 몸을 단정히 한 모습이다. 즉 위의(威儀) 바른 모양을 말하며, 위의를 갖추면 나쁜 짓을 하지 않고 바른 길을 걷게 된다. ‘의’는 ‘인(仁)’과 함께 거론될 때가 많다. ‘인’은 사랑의 마음이라서 부드러운 느낌이나, ‘의’는 이에 비해 다소 딱딱한 느낌을 준다. 공자(孔子)는 인을 매우 강조하였으나 맹자(孟子)는 인의를 함께 다루었다.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戰國時代)는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한 시대여서, 온정주의인 인(仁)만으로써는 모범을 보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인애(仁愛)와 함께 의로써 절도 있고 올바른 행위를 시키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필요했을 것이다. 의는 인간이 당연히 행하여야 할 덕(德)으로서, 《논어(論語)》에는 “의를 보고 행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의는 일종의 형식이기도 하여, 그 형식에 맞추어지면 의(義)의 모습이 된다. 의부(義父) ·의치(義齒) ·의족(義足) 따위가 그와 같은 예이다.
따라서 의는 인(仁) ·예(禮) ·지(智) ·신(信)과 함께 오상(五常)의 하나이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에서는 ‘신(神)의 의(Justitia Dei)’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이 때에는 보통의 윤리적 의미에서의 정의와는 달리, 유일신(唯一神)의 속성이며, 이를 좇는 일이야말로 인간의 의로운 생활규범으로 생각되었다. 구약성서에서는 신의 의(義)는 이스라엘 민족의 신 야훼의 동적(動的)인 계시적 행위로서 나타나, 학대받은 유대민족은 그 의를 준수할 때 백성이 구제된다고 보았다(이사 45:8, 51:5∼6 등). 신약성서에서의 의(義)의 관념도 유대교의 율법적 의(義)의 연장선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나, 사도 바울로에 의하여 철저히 심화되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주어지는 은사라고 보았다(로마 4:11, 13 등). 이 신앙에 입각한 의(義)란, 인간의 생(生)은 ‘의(義)의 그릇으로서 신에게 바쳐진(로마 6:13)’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이 신앙에 의해 의(義)로 보는 것을 의인(義認:justificatio)이라고 말한다. 즉 신으로부터 의롭다고 인정을 받는 것을 뜻한다. 한편 불교에서는 산스크리트의 artha의 역어로서 도리(道理)라는 뜻으로, 즉 정 ·사(正邪)를 말할 때 정의 의미로 사용하고, 또 의의(意義)라는 뜻으로, 또 여러 가지 차별(구분)의 상태를 나타내는 등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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