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자료

동방박사들은 누구인가?

대 덕 2023. 12. 10. 10:33

교회에서 성탄절 연극을 준비하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배경이 있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께 세가지 예물을 드리는 장면이다. 동방박사들은 성탄절을 이해하는데 주요인물이지만, 그들의 정체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동방박사들은 누구인가? 이 질문은 교회역사에서 매우 오래된 질문이다. 동방박사들은 정확히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의 고국인 동방은 어디인가? 세 가지 예물을 아기 예수님께 드린 것은 맞지만, 그들은 정말 세 명인가? 이런 여러 질문들이 있지만, 정확한 사실은 알지 못한다. 성경학자인 브렌트란다우(Brent Landau)는 오래된 이 질문들에 대해 근사치에 가까운 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방박사들은 누구인가?”

마태복음 2:1-12절은 동방박사들에 대해 아주 적은 부분만 소개하고 있다. 동방으로부터 예루살렘에 온 박사들은 사람들에게 물었다.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뇨?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하였다. 박사들은 헤롯왕을 만나 미가서 5:2절에 기록된 메시아 탄생에 대한 예언 이야기를 듣고, 베들레헴으로 향하여 가다가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섰다.’ 동방박사들은 ‘아기와 그 모친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리고 그들은 헤롯에게 보고하지 않고 다른 길로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후에 동방박사들에 대한 이야기는 성경에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동방박사들의 배경을 다루는 것은 어렵다. 최근 오클라호마 대학의종교학과 교수 인브렌트란다우(Brent Landau)는 ‘동방박사의 묵시’라고 불리는 성탄절이야기를 BAR 2011/ 37(6)에 소개하였다. 란다우 박사가 소개한 ‘동방박사의 묵시’는 바티칸도서관에 소장된 주후 8세기 시리아 사본에 기록된 동방박사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비록 시리아 사본은 주후 8세기의 것이지만, 시리아 사본의 원본은 주후2세기 중엽에 기록되었을 것으로 란다우박사는 믿는다. 만약 그렇다면 시리아 사본의 원본은 마태복음이 기록된지 1세기후에 기록된 것이다. 시리아 사본에는 동방박사의 신비로운 기원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반짝이는 별, 베들레헴으로 동방박사들을 인도하는 기적적인 이야기들, 아기 예수님을 경배한 박사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고국에서 그들의 형제와 이웃들에게 기독교의 믿음을 전한 이야기, 그리고 도마에게 세례를 받았다는 이야기가‘동방박사의 묵시’에 기록되었다.


란다우가 번역한 ‘동방박사의 묵시’에 따르면 동방박사는 단지 세 명이 아니다. 그러나 교회시대의 그림에는 동방박사를 늘 세 명으로 그려왔다. 마태복음 2장에는 박사들을 세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에 대해서도 바벨론의 점성술가 나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도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다만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라고만 기록되었다. 여기에서 박사에 해당되는 마고이(ma,goi)는 ‘지혜자 또는 점성가’로 번역할 수 있다. 란다우박사가 번역한 ‘동방박사의 묵시’에는 그들을 ‘침묵 가운데 기도하는 사람(일종의수도사)’으로 묘사하였다. 그리고 박사들의 수는 적어도 12명이나 되었다. 그리고 박사들의 고국인 동방은, 예루살렘에서 아주 먼 곳인 신비로운 땅 쉬르(Shir)라고 불리는 땅이다. 란다우는 쉬르(Shir)를 중국 또는 중국 가까운 곳으로 생각한다. ‘동방박사의 묵시’에 기록된 내용이다. 쉬르에서 온 동방박사들은 아담의 세 번째 아들인 셋의 후손들이다. 동방박사들은 언젠가 형언할 수 없는 밝은 별이 나타나 하나님(메시아)께서 태어나실 것을 알려줄 것이라는 이 오래된 예언을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오래 전부터 예언되어 온 별은 단순히 밤하늘에 떠오르는 별이 아니라, 이 땅으로 내려와 빛을 발하는 별소년이 되어 동방에서부터 박사들을 베들레헴으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별소년은 박사들과 함께 동행하며 그들의 길 안내자가 되어, 갖은 장애물을 피하여 먼 길을 안전하게 인도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베들레헴 외곽에 위치한 한 굴에 이르러, 별은 빛을 발하는 아기(the Christ child)로 변모하였다는 것이다. 박사들을 인도한 별은 그리스도요, 베들레헴에 탄생한 아기는 그들을 인도한 별이 그리스도가 되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국으로 돌아간 박사들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증거하는 증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동방박사의 묵시’에 나오는 이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궁금해하는 동방박사들의 실체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을 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이 이야기를 통하여 주후2세기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독교 분파의 믿음을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시리아 사본은 지혜로운 사람들이 기록한 사본은 아니라는데 학자들은동의한다. 물론 우리는 시리아 사본을 기록한 사람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동방박사들과 그들의 종교적인 관행이 자세히 기록된 것으로 보아 그들이 속한 실재 사회를 복음과 혼합하여 동방박사의 역할에 자신들을 반영시킨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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